자율과제

10월 - 하루 속 5분_한금희

6분 읽기

5분의 아침

한 금 희

 

1. 나의 아침

 

“왈! 왈!”

아침 6시 30분.

또 기쁨이가 나의 단잠을 깨운다.

어제 늦게까지 드라마 보고 겨우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서는 재벌 2세와 만찬을 즐기고 있었는데, 멀리서 들려오는 저 소리.

 

“왈! 왈!”

기쁨이는 할머니와 약수터를 다녀오다 우리 집에 꼭 들른다.

몇 번 나가서 인사하고, 착하다고 쓰다듬어 줬더니 그 후로는 매일같이 이렇게 찾아온다.

나갈까? 말까?

이불 밖은 춥고, 나는 따뜻한 꿈속에서 헤어나기 싫다.

 

“왈, 와우우우—”

애절한 목소리.

나도 모르게 마음이 살짝 흔들린다.

나가서 한 번 쓰다듬어 주면, 기쁨이는 꼬리를 힘껏 흔들며 뱅글뱅글 돌고, 행복하게 짖을 텐데.

하지만 나는 비몽사몽, 눈꺼풀은 납처럼 무겁다.

오늘만은 그냥 이불 속에서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다시 꿈나라로 돌아가고 싶다.

 

“와우우—”

기쁨이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진다.

이제 포기한 걸까?

조금만 더 참자.

5분만 지나면 기쁨이도 돌아가겠지.

사방이 조용하다.

정말 간 걸까?

기쁨아, 미안해.

나는 눈을 감고,

다시 꿈 속 여행을 떠난다.

 

2. 기쁨이의 아침

 

“왈! 왈!”

야호! 고모네 집이다!

할머니랑 약수터 다녀오는 길, 가장 즐거운 건 고모를 만나는 거다.

고모는 언제나 나를 반갑게 맞아준다.

배변 실수를 해도 야단치지 않고, 웃으며 말한다.

“괜찮아, 기쁨아. 다음엔 잘하자.”

오늘도 그럴 거야.

현관문을 열고 나와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맛있는 까까를 줄 거야.

 

“왈! 왈!”

고모, 나 왔어요!

빨리 나와 봐요!

오늘은 참새보다도 더 빠르게 왔어요!

 

“왈, 와우우우—”

...고모?

왜 아무 소리도 없지?

분명 내 목소리를 들으면 문을 열고 나왔을 텐데.

혹시 어디 갔나?

고모 목소리도, 발소리도 안 들려요.

나는 현관 앞에 살짝 앉았어요.

바람 속에서 고모 냄새가 조금이라도 나길 바라며 꼬리를 천천히 흔들어요.

 

“와우우—”

조용하다.

오늘은 정말 없는가 봐요.

고모 얼굴을 보며 하루를 시작하고 싶었는데…

나는 발끝을 만지작거리다 조용히 고개를 숙여요.

바람이 살짝 불어요.

고모 냄새가 멀리서 스치듯 지나가요.

나는 꼬리를 한 번 흔들고 할머니를 따라 천천히 돌아서요.

내일은 꼭 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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