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의 프로젝트

#2. 가을

가을이 깊어 간다. ​ 매일 다니는 산책길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울긋불긋 한 폭의 수채화를 그리고 있다. ​ 따사로운 햇살을 이기지 못하고 일찍 낙엽이 된 마른 나뭇잎이 바스락거리며 발걸음을 붙잡는다. ​ 가을 시 한 편이 그려지는 풍경이다. 지난달 19일에 모 문예지 편집주간으로부터 E-메일 한통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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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을

가을이 깊어 간다.

매일 다니는 산책길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울긋불긋 한 폭의 수채화를 그리고 있다.

따사로운 햇살을 이기지 못하고

일찍 낙엽이 된 마른 나뭇잎이

바스락거리며 발걸음을 붙잡는다.

가을 시 한 편이 그려지는 풍경이다.


지난달 19일에 모 문예지 편집주간으로부터 E-메일 한통을 받았다.

겨울호에 실을 시 2편을 보내 달라는 원고 청탁서였다.

시인이라는 내 존재가 알려진 것 같아 기쁘기도 하고 설레었다.

엊그제 시인이 되어 아직 시집 한 권 내지 않은 신인에게 청탁서가 왔으니…

나로서는 매우 흥분할 일이었다.

보낼 내용은 미발표 신작시 2편과 함께 얼굴사진, 등단연도, 시집 몇 권, 수상 몇 번 등등…

공란으로 보내야 할 부분이 많아 조금 창피하기도 하다.

아직 가을이라 겨울 시를 쓴다는 게 막막하게 느껴졌다.

노트북에 저장된 자작시 80여편을 뒤적이며 며칠을 고민하다

눈 오는 날의 밤 풍경과 매미의 생태에 관한 서정시 2편을 선택했다.

원고 청탁 건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지만,

내년 시집 출간 스케쥴에 맞추려면

당장 월말까지 50편 정도를 골라내야 하고,

다음 달부터는 수정과 탈고를 할 계획이다.

틈틈이 산책길에서

보이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이 좋은 계절을 노래하는 가을 시도 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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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강(春崗) 이종철

춘강(春崗) 이종철

1954년 김해 출생. 동국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우리은행에서 40여 년간 근무했다. 2022년, 68세에 시인으로 등단했다. 문학시대 신인상에 「다랭이논」 외 7편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으며, <한국시학>, <문학시대> 등 문예지에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2023년 가을, 첫 시집 「바람처럼 갈 수 있으면」을 출간 예정이다. 서정적이면서도 힘 있는 필치로 인간의 삶과 자연을 생생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로 형상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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