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바닷가에는 꽃들이 피어난다
그 바닷가에는 꽃들이 피어난다

그 바닷가에는 꽃들이 피어난다

글 춘강(春江) 이종철
19,000원

도서 정보

출간일
2025.12.24
ISBN
9791198399342
페이지
120
크기
139 * 218 * 19 mm
형태
양장본

책 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국내도서 > 시/에세이 > 한국시 > 현대시

2022년 《문학시대》로 등단한 이래 《문학시대》, 《한국시학》 등 문예지를 통해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쳐온 이종철 시인이 “원과 공간” 이후 2년 만에 두 번째 시집을 펴냈다. 이번 시집에는 신작 시와 함께 대표작에 대한 창작 배경을 담담하게 풀어낸 에세이를 수록했다. 여기에 신연옥 화가가 〈해당화〉, 〈개미 떼〉, 〈장미 화원〉, 〈들풀〉, 〈남해 치유〉 등 5편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수려한 일러스트가 더해져 감상의 깊이를 더한다.
전작에서 철학적 사유의 공간을 탐색했던 그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삶의 아름다움을 재조명한다. 평온한 삶에 대한 소망, 인간 존재에 대한 연민, 잊을 수 없는 순간에 대한 그리움이 작품 전반에 깊게 배어 있어, 독자들로 하여금 공감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북 트레일러

목차

시인의 말

2월에는 / 봄의 유혹 / 유다나무에 꽃이 피면 / 소원 / 어머니의 봄 / 겨울나무 / 장미 화원 / 어떤 만남 / 들풀 / 개망초 꽃병 / 느티나무 / 삶은 어디에 사느냐의 문제가 아닌 / 위례 휴먼링을 따라 걷다 / 개미 떼 / 인라인스케이트 위에 선 아이 / 노을 / 가을 햇살 / 그리움3 / 우체통 / 해운대에 올라 / 남해 치유 / 왜가리의 외면 / 지구촌의 K / 리아의 첫돌 / 부부 / 망우초 / 이사 전날 밤 / 귀갓길 / 녀석을 사랑할 수 밖에 / 눈 내리는 밤 / 돌사슴 눈을 뜨다 / 세모 / 아듀! 2023년 / 해당화

에필로그

책 속으로

삶은 어디에 사느냐의 문제가 아닌 / 어떻게 사느냐의 문제 // 고들빼기 한 포기 / 강변 스탠드 틈에서 /
노란 소담스런 꽃송이들을 피워냈다 // 마치, 삶을 즐기는 듯 / 부드러운 강바람에 온몸을 흔든다
- 「삶은 어디에 사느냐의 문제가 아닌」

모든 떼는 이유가 있다 / 개미 떼, 메뚜기 떼, 새 떼, / 그리고 사람 떼 // 떼가 때를 만나면 / 세상을 바꾼다
- 「개미 떼」

꽃송이들은 / 저마다 그 바다를 품고 핀다 // 해풍이 불고 / 파도가 밀려오는 그 바다 // 그 바닷가에는 /
얼굴이 발갛게 익은 / 아이들이 자란다.
- 「해당화」

하얀 안개꽃에 둘러싸인 흰 장미였던가 / 불란서 화병에 꽃꽂이한 흰 수선화였던가 / 아니 존재하지 않는 흰색 해바라기였던 것 같아
- 「개망초 꽃병」

차라리 흠씬 두들겨 맞고 싶다 // 가만히 눈을 감고 있으면 / 얼굴만 간지럽히는 보슬비처럼 /
조금씩 옷만 적신다
- 「그리움3」

밀려오는 파도만큼 많은 내일 또 내일 / 어부의 삶 / 바다의 사랑 / 보이는 바다만큼 넓은 마음
- 「남해 치유」

출판사 서평

삶은 어디에 사느냐의 문제가 아닌 / 어떻게 사느냐의 문제’
- 「삶은 어디에 사느냐의 문제가 아닌」

이종철 시인은 2022년 첫 시집 『원과 공간』에서 삶과 죽음, 인간과 우주에 대한 치열한 사유를 펼쳐 보였다. 원과 공간으로 상징되는 창조와 파괴, 존재와 비존재 사이에서, 덧없으나 찬란한 삶의 실체에 다가서려는 시도였다. 이러한 시인의 시선은 이제 거대한 우주의 사유에서 발밑의 삶으로 내려온다. 원의 경계가 무너지는 허무를 응시하는 대신, 스탠드 틈에서 꿋꿋이 꽃을 피운 고들빼기와 꽃병 속 개망초의 청량한 향기를 ‘바라본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문득 찾아오는 울림의 순간을 포착하고, 사물의 본질을 시어로 조각하는 데 집중한다. 그가 말하는 ‘새로운 생명’이란 외부의 영향에 흔들리지 않고 지금 이 자리에서의 삶을 긍정하는 힘, 들풀처럼 고난 속에서도 살아남아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생명의 강인함이다.

고독은 시인을 비추는 호수이며, 연민은 시어를 꽃피우는 나무인지도 모른다. 이종철은 유다 나무의 꽃이 배신자의 피로 붉어졌으나, 마침내 순백의 꽃으로 부활할 것이라 노래한다. 상실과 고독 속에서 그의 시선은 작고 연약한 존재들에게 닿았고, 결국 죽음을 품은 채 살아야 하는 인간 존재의 나약함, 그리고 스스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어리석음에 대한 깊은 연민으로 이어졌다.

‘부활절에 / 유다나무의 절규를 본다
목을 멘 가지 끝으로 / 울컥 진분홍 피를 토한다’
‘신은 진작에 알았다 / 용서는 예정된 사랑의 수순
그대 유다나무여 / 다음 부활절에는 / 순백의 꽃으로 피어나리’
- 「유다나무에 꽃이 피면」

이러한 사유는 곧 만물에 깃든 본질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된다. 「개망초 꽃병」은 들풀이 꽃병 속에서 비로소 진가를 드러내는 순간을 포착한다. ‘들풀 내음이 거실로 들어와 / 청량산이 통으로 앉은 듯한’ 감각의 전이를 통해, 작은 존재로부터 거대한 산맥에 이르는 원초적 생명의 흐름을 상기시킨다.

그리고 모든 발견의 근원에는 침묵의 깊은 밤이 있었다. 『원과 공간』에서 밝혔듯 침묵은 시인이 시를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시집은 「눈 내리는 밤」을 비롯한 대표작에 대한 해설과 함께, 기관 절제 수술 이후 달라진 삶을 담담히 돌아보는 에세이를 함께 실었다.

‘오늘도 나는 오솔길 같은 내 목구멍에서 떠나간 그 ‘눈 큰 사슴’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불을 지핀다. 다시 찾아올 사슴이 춥지 않도록.’

고통스러운 밤을 지나 도착한 곳은 고요한 새벽의 빛이다. 산책하는 아내의 머릿결을 비추던 석양, 바닷가에 피어난 소담한 해당화, 요양병원 3층 창가에서 바라보던 복사꽃…. 시인은 흑백사진처럼 막막하도록 그리운 풍경들을 담담하게 기록한다. 그것들은 그가 아득한 우주의 ‘원과 공간’에서 집으로 돌아와, 발 딛고 선 현실에서 새롭게 발견한 삶의 빛나는 단면이다. 그리운 것들에 대한, 그리움의 노래이다.

작가 소개

춘강(春江) 이종철
대표작가

춘강(春江) 이종철

1954년 김해 출생. 동국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우리은행에서 40여 년간 근무했다. 2022년, 68세에 시인으로 등단했다. 문학시대 신인상에 「다랭이논」 외 7편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으며, <한국시학>, <문학시대> 등 문예지에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2023년 가을, 첫 시집 「바람처럼 갈 수 있으면」을 출간 예정이다. 서정적이면서도 힘 있는 필치로 인간의 삶과 자연을 생생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로 형상화한다.

작가 프로필 보기